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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천 칼럼_8기 김민철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 (Eckhart Tolle)
추천인: 김민철

 

우리는 종종 “생각이 너무 많아서 괴롭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지난날의 실수에 대한 자책,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미묘한 갈등들이 머릿속을 꽉 채울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믿었지만, 문득 멈춰 섰을 때 내면은 언제나 시끄러웠고, 그 소음 속에서 정작 ‘나’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추천해 드리고자 하는 책, 에크하르트 톨레의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는 바로 그 혼란스러운 지점에서 저에게 명료한 이정표가 되어준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가 아닙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의 근원적인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마음의 설명서’이자 ‘영혼의 해부학’과도 같습니다.

 

이 책은 인류가 겪고 있는 끊임없는 갈등과 고통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 아닌, 인간의 ‘마음’과 ‘에고’의 구조적 결함에서 찾습니다.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현대인이 물질적인 풍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행한 이유는, 우리가 생각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책의 핵심은 우리가 흔히 ‘나’라고 믿고 있는 것들—나의 지위, 소유물, 과거의 기억, 사회적 역할—이 사실은 진정한 내가 아니라, 에고가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것입니다. 에고는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고,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우월감을 느끼거나 열등감에 빠짐으로써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저자는 이를 ‘집단적 광기’라고 표현하며, 여기서 깨어나는 것만이 개인의 평화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합니다.

 

책은 크게 에고의 본질을 파헤치는 전반부와, 에고를 넘어선 ‘새로운 의식(현존)’으로 나아가는 후반부로 나뉩니다. 특히 우리 몸에 축적된 과거의 고통 덩어리인 ‘고통체(Pain-body)’의 개념을 소개하며, 우리가 어떻게 부정적인 감정에 중독되어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책은 절망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생각과 감정을 관찰하는 ‘깨어있는 의식’을 통해 우리는 에고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그때 비로소 진정한 삶의 목적과 평화를 찾을 수 있음을 아름답고 논리적인 언어로 안내합니다.

 

이 책이 저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인생의 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 핵심적인 통찰 때문입니다.

 

첫째, 불교의 ‘무아론(無我論)’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나라는 실체는 없다”라는 가르침은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고, 때로는 허무주의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톨레는 이를 매우 논리적이고 현대적인 심리학 용어로 풀어냅니다. 우리가 ‘나’라고 믿고 집착하는 것들이 사실은 ‘내 이야기’에 불과하며, 고정불변의 실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옳다”라고 주장하며 고통받던 에고가 사실은 허상임을 알게 됩니다. 그 순간, 나를 옭아매던 무거운 짐들이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듯한 해방감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쌓아올린 이미지가 무너질까 봐 전전긍긍하던 삶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연의 의식을 발견하는 삶으로의 전환. 이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둘째, 타인에 대한 비판과 분노가 ‘내면의 투사’임을 자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숱한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왜 나를 무시할까 분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타인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사실은 내 안의 에고가 밖으로 투사된 것임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타인의 무의식적인 행동에 반응하는 것 자체가 나의 에고를 강화하려는 방어기제라는 것입니다.

 

이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면, 대인관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대방의 공격적인 언행을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 사람 내면에 있는 에고의 오작동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비난과 방어라는 소모적인 탁구 게임을 멈추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는 관계 회복을 넘어선, 관계의 차원 상승을 경험하게 합니다.

 

셋째, 뇌과학적 관점에서도 유효한 ‘현존’의 기술을 제시합니다.

 

현대 뇌과학에서는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라고 부릅니다. 흥미롭게도 이 DMN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때, 인간은 주로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불안해하는 ‘잡념’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곧 뇌의 피로이자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됩니다.

 

톨레가 강조하는 ‘현존(Presence)’과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기’는 바로 이 DMN의 과활성화를 억제하는 탁월한 방법입니다. 과거와 미래로 널뛰는 생각을 멈추고 호흡이나 신체 감각, 주변의 소리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일 때, 뇌는 비로소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회복합니다. 이 책은 영적인 깨달음을 이야기하지만, 그 실천법은 매우 과학적이며 우리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실질적인 도구입니다.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는 한 번 읽고 덮어두는 책이 아닙니다. 살다가 문득, 후회가 밀려오거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숨이 막힐 때마다 다시 펼쳐봐야 할 처방전입니다.

 

혹시 지금 이 순간에도 지나간 일에 대한 미련이나 오지 않은 내일에 대한 걱정으로 소중한 ‘오늘’을 놓치고 계시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머릿속의 시끄러운 소음을 끄고, 그 너머에 존재하는 고요하고 광활한 ‘진짜 나’를 만나는 여정에 이 책이 가장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입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지금’만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도 삶으로 다시, 온전히 떠오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추천인 김민철 드림

 

도산애기애타총원우회 기자 |